양평군노인복지관은 카카오에서 제작한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 책자를 무료로 배급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양평군노인복지관은 카카오에서 만든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 책자를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양평=고유미 기자] 노년은 외롭다. 자식들이 멀리 있어 외롭고, 마음마저 멀어져 외롭다. 그런데 요즘 노년을 더 외롭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디지털 세상이다.

스마트폰을 배워야 산다지만, 디지털 세상 한가운데 선 노년은 “나는 못해”, “우리 애들한테 해달라고 하면 돼”라고 말한다. 침침한 눈에 화면도 잘 보이지 않고, 무뎌진 손가락으로는 버튼도 잘 눌러지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노년들도 하나둘 스마트폰을 손에 들기 시작했지만, 비싼 스마트폰으로 전화 통화만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바쁜 자식들은 멀리 있고, 친절히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다.

사실 스마트폰 안에는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경동시장, 가락농수산물시장, 백화점 등 없는 게 없다. 눈에만 안 보일 뿐이다. 발품 팔아 알뜰살림하던 살림꾼들이 할머니가 된 지금, 스마트폰을 들고 어찌할 바를 몰라 무서워하고 있다.

게다가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가 스마트폰을 통해 일어난다고 하니, 노년층의 두려움은 더 커진다. 이런 노년층이 대한민국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다. 예를 들어 ‘당근마켓’이라는 중고거래 앱은 많은 젊은이가 애용하는 시장이다. 남이 쓰던 물건은 절대 안 쓰던 사고방식도 바뀌고 있다. 소중히 쓰던 물건을 무료로 나누거나 저렴하게 팔고, 필요한 사람은 이를 사는 방식이다. 이 시장은 스마트폰 속에 있다. 앱을 설치하면 각종 시장을 누빌 수 있다. 문제는 그 앱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발품이 아닌 손가락품을 팔아야 알뜰살림을 할 수 있는 시대다. 바쁜 자식들에게 눈치 보며 물어보기 어렵다면, 스마트폰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주변에 많다.

양평군노인복지관, 주민자치센터, 평생학습센터 등에서는 디지털 배움터와 스마트폰 교실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양평군노인복지관은 카카오에서 만든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 교재도 무료로 배부한다.

특히 2025년 상반기 양평군노인복지관 프로그램은 1월 6일부터 1월 17일까지 접수하며, 1월 20일에 추첨을 진행한다. 선착순이 아닌 추첨 방식으로 변경됐다.

‘배워서 남 주랴’는 속담이 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워야 삶이 편해진다. 디지털 세상을 배우고 익혀 외로움을 이겨내고 더 나은 노년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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