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노인대학 4학년 졸업생들이 노인대학 건물 앞에서 졸업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포노인대학

지난 3월 개강한 김포노인대학 강의실. 135명이 넘는 신입생들이 교재와 필기구를 챙겨 강의를 듣는 모습은 일반 대학 강의실과 다르지 않았다.

한 신입생은 “학생증을 받고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다시 청춘이 된 것 같았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의 시작 전부터 앞자리를 채우기 위해 일찍 등교하고, 강사의 설명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어르신들의 눈빛에서는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오늘날, 노년은 더 이상 인생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다. 새로운 배움과 도전, 사회 참여를 통해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노인회 노인대학 가운데 전국 최초로 4년제 학년제 교육과정을 도입한 김포노인대학이다.

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지회장 이석영)가 운영하는 김포노인대학은 단순한 취미·여가 프로그램을 넘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갖춘 지역사회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 어르신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과거 노인대학이 여가활용 중심의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건강 관리와 인문학, 디지털 역량, 사회참여까지 아우르는 어르신들의 평생 배움터이자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는 인생학교로 변화하고 있다.

노인대학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학교입니다

신광철 노인대학장(왼쪽)이 김포시니어신문 김정덕 수석기자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김포노인대학

신광철 김포노인대학장은 김포노인대학의 가장 큰 특징으로 4년제 교육 시스템을 꼽았다.

“노인대학이라고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김포노인대학은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평생교육기관입니다.”

현재 김포노인대학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학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1학년은 화요일, 2학년은 수요일, 3학년은 목요일, 4학년은 금요일에 각각 수업을 진행한다.

김포시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경로당 회원이면 입학할 수 있으며, 매년 신입생을 모집해 3월부터 11월까지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신 학장은 “규칙적인 학교생활은 어르신들의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과 사회적 관계 확대에 큰 도움이 된다”며 “노인대학의 목적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사회와 연결되고 삶의 의미와 자신감을 다시 찾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움은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어 준다”며 “노인대학이 어르신들의 행복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강·문화·디지털 교육까지차별화된 평생교육, 성장하는 김포노인대학

김포노인대학 컴퓨터반 교육 현장. 사진=김포노인대학

김포노인대학의 가장 큰 강점은 단순히 강의를 듣는 교육을 넘어 건강·문화·디지털 역량·사회 참여를 아우르는 종합 평생교육 과정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교육과정은 건강 관리와 치매 예방 교육, 생활 법률·금융 교육, 시사·경제 특강 등이 포함돼 있다. 노래교실·건강체조·라인댄스·웃음치료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어르신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문화유적 탐방, 수학여행, 현장체험학습, 자원봉사 활동 등을 통해 강의실 밖에서도 배움과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분야는 스마트폰 활용과 인공지능(AI) 교육이다. 수강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편집하고, SNS를 활용해 가족·지인들과 소통하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보 검색과 글쓰기에도 도전하고 있다.

과거 디지털 기술의 소비자에 머물렀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기술을 직접 활용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

신광철 학장은 “이제 AI는 젊은 세대만의 기술이 아니다”라며 “어르신들도 ChatGPT를 활용해 글을 쓰고 정보를 찾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노인교육에서 중요한 과제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어르신들이 변화하는 사회에 자신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형 김포시장, 노인대학, 건강·행복 함께 얻는 인생학교

이기형 김포시장. 사진=김포시뉴스포털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하버드 성인발달연구(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는 80년 넘게 이어진 장기 연구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핵심 조건으로 좋은 인간관계와 사회적 연결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가족과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와 사회적 연결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지역사회 참여와 지속적인 배움은 노년의 관계망을 넓히고 삶의 활력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국 건강한 노후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배우며, 사회 안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이어가는 삶이라는 의미다. 김포노인대학은 이러한 건강한 노년의 조건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지역사회 평생교육기관이다.

어르신들은 배움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익히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교류하며, 삶의 활력과 보람을 찾아가고 있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노인대학은 단순히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건강과 행복, 새로운 친구와 보람을 함께 얻는 인생학교”라며 “120세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끊임없이 배우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대학에 다닌다는 목표를 갖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건강 관리에 더욱 관심을 갖는 모습은 매우 의미 있다”며 “평생교육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노후를 지원하는 중요한 사회적 투자”라고 밝혔다.

김포시는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후와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해 김포노인대학을 비롯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1학년 대표 이범도 회장, 노인대학 입학 뒤 삶이 달라졌습니다

올해 김포노인대학 1학년 대표를 맡은 이범도 회장은 노인대학 생활을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노인대학에 입학한 이후부터는 매주 학교 가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그가 가장 큰 변화로 꼽은 것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같은 또래 친구들과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을 일이 많아졌습니다. 스마트폰 교육과 건강 강의를 들으며 생활에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어 “노인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되는 곳”이라며 “김포에 사는 어르신이라면 꼭 한 번 입학해 보시길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움에는 정말 나이가 없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기자수첩] 배움엔 정년 없다김포노인대학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노년의 가치

김정덕 수석기자.

김포노인대학을 취재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나이가 들어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학생증을 목에 걸고 강의실을 찾는 어르신들의 모습과 강사의 설명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진지한 눈빛은 ‘노년은 쇠퇴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시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포노인대학이 대한노인회 노인대학 가운데 전국 최초의 4년제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다.

오랜 시간 교육과정을 체계화해 온 역대 노인대학장들의 헌신과 대한노인회 김포시지회를 이끌어 온 역대 지회장들의 리더십, 그리고 무엇보다 배움을 포기하지 않은 어르신들의 열정이 함께 만들어 낸 값진 결실이다.

여기에 졸업생들로 구성된 노인대학 총동문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모교를 아끼고 후배들을 응원하며 학교 발전에 힘을 보태는 모습은 김포노인대학만의 자랑스러운 전통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포시청과 김포시의회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 역시 중요한 밑거름이었다. 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는 단순한 복지 지출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사회와 연결되며,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계속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김포노인대학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4년제 학년제 운영을 넘어 대학원 과정과 특별심화과정 등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김포지역 380여 개 경로당과 연계한 찾아가는 교육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스마트폰 활용, 인공지능(AI), 디지털 금융, 건강 관리 등은 어르신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만큼 개인의 수준과 필요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노인대학도 이제는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혀야 한다. 배움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이 봉사와 재능 기부, 사회 참여로 이어질 때 노인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평생교육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

고령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건강하게, 의미 있게, 그리고 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삶이다.

배움은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하고 세상과 연결되게 하며, 삶에 다시 설렘과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학생증을 목에 걸고 강의실 문을 열던 어르신들의 환한 미소는 기자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배움에는 정년이 없다.

그리고 행복한 노년은 배움과 함께 시작된다.

 


 

[사진으로 보는 김포노인대학]

신광철 김포노인대학장. 사진=김포노인대학
김포노인대학 전경. 사진=김포노인대학
김포노인대학 입학식. 사진=김포노인대학
스승의 날 행사. 사진=김포노인대학
현충사 견학. 사진=김포노인대학
청와대 견학. 사진=김포노인대학
봉사활동. 사진=김포노인대학
민요반. 사진=김포노인대학
스포츠댄스반. 사진=김포노인대학
수지침반. 사진=김포노인대학
학예회. 사진=김포노인대학
김포노인대학 졸업식. 사진=김포노인대학
김포노인대학 총동문체육대회. 사진=김포노인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