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최점주·임구빈·이병삼] “처음에는 파마학당이 무엇을 배우는 곳인지도 모르고 왔습니다. 그런데 졸업하는 지금은 ‘참 잘 왔다’는 생각뿐입니다.”
지난 11일 무안군 일로백련문화센터에서 열린 일로 파마학당 졸업식. 졸업장을 받아 든 도길생 어르신(1952년생)과 정순심 어르신(1945년생)의 얼굴에는 아쉬움보다 새로운 시작을 향한 기대가 가득했다.
두 어르신에게 파마학당은 단순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무료했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삶의 의미를 다시 찾게 해 준 소중한 배움터였다.
“우리 나이에 뭘 배우겠나 했는데…“
도길생 어르신은 지인의 권유와 홍보물을 보고 파마학당에 참여했다. 하지만 어떤 교육이 진행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에는 ‘우리 나이에 무엇을 배우겠느냐’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우리가 모르던 새로운 세상을 하나하나 알려주더군요. 오랜만에 배우는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정순심 어르신도 같은 마음이었다.
“동네 사람들과 함께 ‘우리도 한번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왔어요. 수업을 듣다 보니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동심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웰다잉부터 AI까지…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습니다“
약 두 달 동안 진행된 교육은 웰다잉, AI 체험, 지역 역사, 노래교실, 도자기 만들기, 꽃꽂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도길생 어르신은 가장 인상 깊었던 교육으로 웰다잉과 지역 역사 수업을 꼽았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 일로의 역사와 유래를 배우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새롭게 이해하게 됐습니다.”
정순심 어르신은 도자기 만들기와 꽃꽂이 체험을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직접 만든 작품이 전시된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마치 미술관에 제 작품이 전시된 것 같았어요. 노래교실도 즐거웠고, 모든 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AI 교육 역시 두 어르신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다만 교육 시간이 짧아 아쉬웠습니다. 앞으로는 시니어를 위한 AI 교육이 더욱 확대됐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여행에서 되찾은 청춘
두 어르신 모두 완도 명사십리로 떠난 졸업여행을 가장 잊지 못할 추억으로 꼽았다.
도길생 어르신은 “결혼 전 젊은 시절 이후 처음 다시 찾았는데, 해양치유 체험까지 하면서 마치 청춘으로 돌아간 듯 가슴이 벅찼다”고 회상했다.
정순심 어르신도 “평소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 같았다”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센터 직원들의 따뜻한 배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교육 내용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일로백련문화센터 관계자들의 따뜻한 배려였다.
정순심 어르신은 “센터장님과 선생님들이 부모처럼 세심하게 챙겨주셨다”며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교육을 받는 내내 행복했다”고 말했다.
도길생 어르신도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결같은 정성과 배려 덕분에 즐겁게 다닐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파마학당은 두 어르신의 일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교육이 있는 날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센터를 찾았고, 함께 배우는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면서 삶에 활력이 생겼다. 집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던 일상이 배움과 만남으로 채워졌다.
도길생 어르신은 “이 좋은 프로그램을 혼자만 알기에는 너무 아깝다”며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순심 어르신도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계속 배우고 싶다”며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두 어르신은 한목소리로 파마학당이 일회성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를 바랐다. AI 교육과 문화체험 등 시대 변화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이 확대돼 더 많은 어르신들이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했다.
졸업장을 손에 쥔 두 어르신의 얼굴에는 아쉬움보다 기대가 더 컸다. 어르신들에게 졸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배움을 향한 출발선이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일로 파마학당에서 만난 두 어르신은 그 평범한 진리를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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