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8·15 광복절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우리 민족의 애환과 희망을 함께해 온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 영원히 피어나는 무궁화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조명하며, 광복 80주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본다.
무궁화(無窮花, Rose of Sharon)는 ‘영원히 피고 또 피어 지지 않는 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지만, 다음 날 새로운 꽃이 계속해서 피어나 100일 이상 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우리 민족은 무궁화에서 끈질긴 생명력과 강인함을 보았고, 오랜 세월 나라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신라 시대에는 무궁화를 ‘근화(槿花)’라 부르며 화랑 정신과 연결지었고,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왕실과 백성 모두가 사랑하는 꽃이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나라 잃은 백성들의 가슴속에 희망의 불씨를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핍박 속에서도 꿋꿋이 피어나는 무궁화는 독립을 향한 염원을 상징했고, 독립운동가들은 이를 애국심의 상징으로 삼아 독립을 염원했다.
광양·순천 지역에서 무궁화를 관찰하고 학습할 수 있는 유일한 공원이 광양시 광양읍 구산리 514번지 서천동산이다. 광양시 농업기술센터 옆에 위치한 이 공원에는 종류별로 안내판과 함께 무궁화가 식재되어 있다.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 꽃이 피며, 꽃이 피는 기간이 길어 광복절 전후로 관찰과 학습이 적절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00여 종의 무궁화 품종이 있으며, 꽃은 제법 크고 꽃잎은 흰색 또는 분홍색을 띠며 5장이 오각형 잔처럼 벌어진다. 가운데 붉은 테(‘단심’)가 있고, 그곳에서 노란 수술이 솟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편적으로 흰 꽃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본래 무궁화는 붉은빛을 띠었고 오늘날의 흰 무궁화는 대한민국에서 개량된 품종이다. 크게 홑꽃, 반겹꽃, 겹꽃의 세 가지 형태로 나뉘며, 색깔에 따라 배달계·백단심계·적단심계·청단심계·자단심계·아사달계의 여섯 종류로 구분된다.
배달계: 배달품종과 그 아종으로, 완전한 백색 꽃잎에 중앙 단심이 없다. 최근 개량된 품종이며, 민족적 상징성을 고려한 종류다.
백단심계: 가장 보편적인 형태로, 흰 꽃잎에 붉은 단심과 노란 수술이 특징이다. 아종이 다양하다.
적단심계: 꽃에 붉은빛이 돌며 화려한 색상이 특징이다.
청단심계: 꽃잎에 청색이 도는 개량형으로, 유럽 개량종을 기반으로 한다.
자단심계: 꽃잎이 자주색에 가까우며, 적단심계와 유사하다.
아사달계: 백단심계와 유사하나 꽃잎이 가늘고 독특한 ‘아사달 무늬’가 나타난다.
무궁화는 꽃이 질 때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지 않고, 봉오리처럼 오므라든 상태에서 꽃송이째 뚝 떨어진다. 이는 동백꽃과 유사한 특징이다. 생명력이 강해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번식과 이식이 쉽고 맹아력도 뛰어나다.
무궁화는 법률로 ‘국화(國花)’로 제정된 적은 없지만, 오랜 세월 나라꽃으로 인정받아왔다. 일제강점기에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애국가 가사를 통해 나라꽃으로 인식됐고, 광복 이후인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국화는 무궁화’라는 국민적 합의 아래 공식화됐다. 이후 태극기, 국새, 정부 문양 등 국가 상징물에 무궁화 문양이 사용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꽃으로 자리매김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무궁화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우리 민족의 자긍심과 역사를 상징하는 매개체로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전국적으로 무궁화 심기 운동이 전개되고, 무궁화 축제와 전시회가 열려 시민들이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다.
무궁화가 영원히 피어나는 것처럼, 우리 민족의 애국심도 영원히 빛나야 한다.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라꽃 무궁화에 담긴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